외가집, 월운분교 폐교, 수타사 그리고 고양이

몇년만에 강원도 홍천 영귀미면(구 동면)에 있는 외갓집에 다녀왔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다음 처음인것 같다. 4년만인가. 코로나 때문에 오기 힘들었던 곳.

초등학생때 엄마 손을 잡고 동생과 함께 방학때면 2주 정도 외가집에 머물렀다. 그때는 말 그대로 외가집다운 여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이 있는 남포동에 내려서 1호선 지하철역 끝에 있는 명륜동역에 가서 고속버스를 탔다.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7~8시간 씩 걸렸다. 지금 생각해도 멀미가 날 것 같다. 엄마는 휴게소에 들르면 꼭 드링크 같은 걸 하나 사서 운전수 아저씨 한테 줬다. 지금도 엄마는 오고가는 택배 아저씨들에게 꼭 먹을걸 준다. 엄마의 성정을 내가 좀 닮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지금은 마이카(엄밀히 말하자면 아빠카..)로 도어투 도어 4시간 30분이면 간다. 물론 중간에 휴게소도 들러야 하므로 넉넉잡아 6시간 정도 걸린다. 아빠와 운전을 교대해가며 외가집을 가니 금방 가는 느낌이 들었다. 운전을 하다 지루하면 교대하고 또 내가 운전하니

속초초등학교 월운분교 폐교

외가집에 해가 지기전에 도착했다. 외가집은 월운초등학교 앞에 있다. 운동장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들어가지 못하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폐교 된 것이다. 외가집에는 이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안계신다. 작은 외삼촌이 맞이해주셨다. 상실감이 느껴졌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외할아버지는 큰외삼촌 집에 가서 사시게 되었고 지금은 작은외삼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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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바닥이었던 운동장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질 않자 풀이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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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약 80여년간 졸업생수가 1800여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에서 태어난 나에겐 적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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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은 폐교가 되자 떼어버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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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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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이렇게 동상을 세우는지 모르겠다. 어떤 인물을 학교에 동상으로 두느냐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가를 알려주는게 아닌가 싶다. 먼저 전국방방곡곡에 있는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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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은 강원도 출신의 신사임당. 그리고 나머지는 남궁..으로 시작되는 교육자 분이셨는데 이 동네가 남궁의 집성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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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이제 거미가 집은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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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년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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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소년 이승복.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다고 한다.

북한과 가까운 국경 지대에 있는 편이기 때문에 반공교육은 더 투철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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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선생이 떠난 곳에는 더이상 공지할 것이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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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뒷편에도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수타사

홍천엔 유명 사찰 수타사가 있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 공작산(孔雀山)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제33대 성덕왕 당시 창건된 사찰이다.

공기가 끝내준다.

주차장에서 수타사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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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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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이런 사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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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 계곡물이 흘렀다. 초등학생때 저곳에서 사촌형님과 수영을 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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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이라서 공작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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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가을이 시작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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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2013년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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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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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보전

고양이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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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식구 깜순이. 사람을 보면 피하는 길고양이와 무조건 사람을 보면 반기는 개냥이 중간에 있는 녀석. 그야말로 고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머 여러가지 사정으로 못 키우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며칠동안 동물과 함께 하는 경험이 좋았다. 며칠동안 고양이의 습성과 성격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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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잘 생긴 깜순이. 암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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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이의 습성 1 : 거의 잠을 잔다. 사람이 가까이가도 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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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이의 특성 2 : 추워지면 사람 허벅지에 올라온다. 이제 좀 내려가라고 허벅지를 깔짝 대면 허벅지에 입질(?) 을 시작한다. 성격이 좀 드러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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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이의 특성 3: 혼자 잘 논다. 정원에 나가서 일광욕도 하고..

아무튼 고양이의 느긋함을 보고 왔다.

잠을 자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밥 먹거나

그거 말고는 뭐 하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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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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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아 잘 있으렴.

고양이는 고양이다. 내가 이제 가던 말던 별 반응이 없다..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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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집에는 고추밭이 있고 수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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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대추도 수확해서 팔고 있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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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귀미면 체육대회가 있어서 구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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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하늘.

6시만 넘어가면 깜깜해져 아무것도 할게 없던 곳.

공기 좋은 곳에서 엄청 힐링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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