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리뷰

성공이라는 단어는 막연한 말 같다. “성공”에 대해 내리는 정의는 사람마다 구체적으로 다를 것이다. 그냥 막연하게 “성공”이라는 단어만을 좇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전 데이빗 핀치의 소설 네트워크를 다시 봤다.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의 성공 스토리다. 빌 게이트의 다큐멘터리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등 최근 이런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자주 본다.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파헤쳐서 나도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이 이런 성공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기일 것이다.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는 그릿을 읽었다. 100쇄를 돌파해서 새 옷을 입고 나온 리커버 에디션이다. 100쇄가 넘게 책이 팔렸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메시지나 가치가 대중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릿GRIT을 이미 있는 한국어로 바꾸자면 근성쯤 될 것이다.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시작한건 끝을 본다. 한 번 끝을 본 사람은 다른 일이나 프로젝트에서도 끝을 본다. 작은 성공이 쌓인다. 큰 성공이 된다.

그릿 리뷰

그릿 리뷰

책은 1부에서는 그릿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그릿을 기르는 법을, 3부에서는 그릿 양육법에 대해 설명한다.

그릿은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그릿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자.

p.29 요컨대 분야와 상관 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실함 꾸준함을 갖춘 자들이 탁월함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노력보다는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현혹 된다.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과 나와 비교했을 때 우리는 내가 나태해서 성공하지 못한것을 불편하게 여기게 된다. 차라리 타고난 천재를 칭송하는게 마음이 편하다.

p.68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니체가 말했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즉 선천적 재능으로 신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

그리고 재능에만 집중하게 되면 해롭다고 책은 말한다.

p.57 내가 볼 때 재능에만 집착하는 자세가 해로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하다. 재능만 집중 조명함으로써 나머지 모두를 가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릿을 비롯한 다른 요인들이 실제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보낼 수도 있다.

재능보다 두 배 더 중요한 것은 노력이다.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약간의 흥분과 함께 프로젝트든 운동이든 시작을 한다. 열정이라는 불쏘시개는 얼마 가지 못하고 흥미를 잃고 포기한다. 이런 습관은 누적되어 나 자신 조차 내가 뭐 하나 제대로 끝낸 적 없는 사람으로 부정적으로 나를 규정하고 있다. 처음에 막히면 두번 세번 벽을 넘기 위해 도전해야 하는데 노력을 경시 한다. 사실 흥미가 떨어지면 노력이란건 정말 귀찮은 일이다.

니체는 재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p.68 “소질과 타고난 재능에 대해 말하지말라! 타고난 재능이 거의 없어도 위인이 된 이들을 여럿 들 수 있다. 그들은 탁월한 솜씨를 배워서 (우리가 이름 붙인 대로) ‘천재’가 되었다. 그들은 모두 유능한 장인 답게 작은 부분을 제대로 만드는 법부터 진지하게 배운 다음 전체를 구성하는 일에 조심스럽게 도전했다. 그들은 눈부신 전체에 감탄하기보다 작고 부수적인 것들을 잘 만드는 데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거기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

워런 매켄지라는 도예가는 1만개의 작품을 만들고 나서야 도예의 과정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p.73 작업이 수월해지고 매켄지의 기술이 향상되면서 하루에 만들어내는 작품의 수가 늘어났다.
재능 X 노력 = 기술
동시에 그가 세상에 내 놓은 훌륭한 작품의 수도 증가했다.
기술 X 노력 = 성취

헤겔이 말한 양질전환의 법칙이 떠오른다. 하나의 마스터피스를 목표로 공들여 만드는 것보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압도적인 양의 도자기를 만드는 것. 임계점을 넘게 되면 양질의 도자기를 계속 만든다는 이야기다.

영화 감독 우디앨런의 말도 인용되었다.

p.79 우디앨런 “내가 지켜보니까 작가가 꿈이라고 말하지만 첫 단계에서 실패하고 실제로는 희곡 한 편, 책 한 권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이에 비해, 일단 희곡이나 소설 한 편을 실제로 완성한 사람은 뒤이어 연극으로 상연하거나 책으로 출간하더군요.

첫 단계를 성공하는 그릿이 중요하다.

만화책에나 나올법한 오타니 쇼헤이의 유명한 만다라트다.

오타니 쇼헤이 만다라트

오타니 쇼헤이는 이 글을 쓰는 현재 방어율은 0,00 이고 홈런은 09개나 쳐냈다. 무려 메이저리그에서 말이다. 그의 단 하나의 목표는 8구단 1순위 드래프트 받기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여러 하위 목표들 그리고 하위 목표 밑의 수행 목표들이 있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p.,103 자신의 상위 목표가 무엇인지 알 만큼 인생을 어느 정도 살고 고민도 거친 후에, 상위 목표는 잉크로 쓰더라도 하위 목표는 연필로 써야 한다. 그래서 때에 따라 수정하거나 혹은 전부 지우고 새로운 하위 목표를 대신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릿은 성장한다.
소설가 존 어빙이 그랬듯이 ‘어떤 일을 아주 잘하려면 능력이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고난 재능이 없는 일도 거듭하다 보면 제2의 천성처럼 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그 정도로 열심히 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는 현실을 배우게 된다.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이 갖고 있는 네가지 심리적 자산은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이다.

p.129 첫째는 관심이다. (중략) 계속 일에 매력을 느끼고 아이 같은 호기심을 내비치는 그들은 ‘나는 내 일을 사랑해!’라고 온몸으로 외친다.
p.129 둘째는 연습이다. 이는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p.130 셋째는 목적이다.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열정을 무르익게 한다.
p.130 마지막 넷째는 희망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를 말한다.

 

이를 토대로 2부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째, 관심사를 분명히 하고, 둘째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하고, 셋째, 높은 목적 의식을 가지는게 그것이다.

첫째, 관심사를 분명히 하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개인적 관심과 일치하는 일들을 할 때 직업에 훨씬 만족감을 느낀다. 또한, 일이 흥미로울때 높은 성과를 올린다. 그렇다면 관심이란게 어느날 운명처럼 훅 하고 나타날까? 저자에 따르면 탐험의 시기가 필요하다.

p.141 내가 면담한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고, 처음에는 평생의 운명이 될 줄 몰랐던 일이 결국 깨어 있는 매 순간과 종종 잠들었을 때까지 차지하는 일이 됐다고 했다.

p.145 “한동안 일해보고 상당히 깊이 관여해봐야 미묘한 사항들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많은 일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재미 없고 하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처음에는 몰랐던 많은 면을 알게 되고, 결코 이런 점들을 완벽히 해결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려면 그 일을 꾸준히 해봐야만 합니다.”

관심사는 홀로 골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외부 세계와의 상호 작용이 필요하다.

p.146 관심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이 계기가 되어 흥미가 생긴다.관심사의 발견 과정은 혼란과 우연성이 존재하는 비능률적인 과정일 수 있다. 당신의 관심을 사로잡을 일과 그러지 못할 일을 확실히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행력이 필요하다.

p.161 실험해보라! 시도해보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분명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둘째, 질적으로 다른 연습은 그릿을 길러준다. 10분의 짧은 악기 연주 속에서도 누군가는 당일의 목표를 정하고 의식적으로 연습을 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10분을 채우는 것으로만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면 전자가 확실하게 악기 실력이 향상 된다.

 

전문가들의 연습 방법은 어떤걸까?

p.168 첫째, 그들은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전체 기술 중에 아주 일부분에 집중한다. 그들은 이미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뚜렷한 약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중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질적으로 우수한 연습을 위해서다.

 

p.176 현재 전성기를 맞은 전문가들조차 의식적인 연습을 한 번에 최대 한 시간, 중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하루에 총 세 시간에서 다섯 시간밖에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보다 쉽게 의식적인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하기를 권한다.

p.191 우선 가장 편안하게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는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연습해야 한다. 어려운 일을 할때는 일과로 만드는 것이 뜻밖의 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연구 몇편을 비롯해 산더미 같은 다른 연구들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면 생각할 것도 없이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

p.194 그들은 코치와 부모, 친구 혹은 대중 매체를 통해 실패는 나쁘다고 배웠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험을 피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도 않습니다.

셋째, 높은 목적 의식을 가져라

내가 하는 일의 동기가 내 안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여 할 수 있다면 내 안의 그릿을 기르기가 더 쉽다.

p.216 그랜트의 연구에 의하면 개인적 흥미와 친사회적 관심 둘 다를 지닌 지도자나 직장인들이 100퍼센트 자기중심적인 동기만 가진 이들보다 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았다.

넷쨰, 성장형 사고방식이다. 고정형 사고방식은 어떤 실패에 대해 “역시나 그렇지. 난 안돼. 왜냐 나는 변하지 않는 사람이니까”하고 생각하는 것에 반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자는 실패에서 배울 점을 찾고 나는 이 실패를 통해 성장 할 수 있다는 태도다.

p.249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꿋꿋이 버텨냈고 결국에는 다 잘됐어요. 거기에서 결코 잊지 못할 교훈을 얻었습니다. 좌절과 실패를 맛보더라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교훈이었죠. 그럴 때는 한 걸음 물러나서 원인을 분석하고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p.255 능력에 대한 고정형 사고방식은 역경의 순간 비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아예 도전 상황을 회피하거나 포기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와 반대로 성장형 사고 방식은 역경에 대한 낙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다시 끈기 있게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져 결국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제3부 에서는 아이들의 그릿을 길러주는 법에 대해서 설명 한다.

아이들에게 운동이나 악기 같은 특별 활동을 권한다. 또한 그릿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옆 동료나 한 단체의 정체성이 투지 넘치는 문화라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릿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p.323 “내가 보기에 투지를 기르는 어려운 방법과 쉬운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방법은 혼자 투지를 기르는 거죠. 쉬운 방법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동조 욕구를 활용하는 거고요. 투지가 강한 사람들 곁에 있으면 본인도 더 투지 넘치게 행동하게 되거든요

 

혼자라면 5킬로미터만 뛰었을 거리를 팀원들과 함께 8킬로미터까지 뛸것인가의 결정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우리의 정체성에 의해 좌우 될때가 많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그릿을 정의하며 책을 마무리 짓는다.

p.359 그릿이란 한 번에 한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번 일어나는 것이다.

 

마무리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은 다름 아닌 ‘반성’과 ‘자책감’ 이었다. 나는 무언가를 끝까지 해 본적 있는가. 난 끈기가 없어서 그릿이 부족해서 남들에게 내세울 무언가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이 반성과 자책감이란 감정이 온당한건가?

하지만, 책의 메시지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사회와 청년들이 그릿이 부족해서 잘 안되는 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사회는 나아가고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그릿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나의 관심사와 상관 없는 스펙 쌓기나 이상한 공부들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몰두하기엔 리스크가 크다. 왜냐 그 길은 좁고 돈을 많이 벌 수 없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릿을 발휘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되면 좋겠다.

거의 모든 자기계발서의 메시지가 그렇지만 내가 현재 행복하지 않고 무언가를 못 이루어내고 있다(꼭 이뤄 내야만 하나?)면 그건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다. 별 수 있나. 신자유주의의 최정점 미국에서 온 책인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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